기획이란 무엇일까? 사전적 정의에 따르면 '적절한 목적을 선택하고 그 목적을 이루기 위해 적절한 행동을 설계하는 것'이다. 우리는 누구나 욕망하는 것이 있고, 그 욕망을 이루고 싶어 한다. 그러니 우리는 모두 기획자가 되어야 한다. 삶에서 내가 원하는 것을 이루기 위해서. 그런 세상의 모든 기획자에게, 이 책을 소개해 주고 싶다.
나는 책을 살 때 표지의 느낌도 중요하게 여기는데, 이 책의 표지는 뭐랄까, 선뜻 손이 가지 않았다. 표지 이미지는 마치 식물도감 같고, 폰트는 초등학생 때 보던 '슬기로운 생활'같았다. 한마디로 '식물 교과서'같은 느낌? 요즘처럼 감성적인 표지가 판치는 시대에 이 책의 표지는 고개를 갸웃하게 했다. 그런 표지의 장벽을 넘기면, 이 책은 다른 의미로 '교과서' 같다. 식물 관련된 교과서가 아니라, 기획자들의 교과서. 기획의 기본을 알려주는 찐 교과서.
이 책은 마스다 무네아키라는 일본 기획자가 "다이야칸마 프로젝트"라는, 어떤 공간을 만들기 전에 쓴 제안서다. 어떤 공간을 만들 것이며, 그 타겟은 누구고, 자신이 만들 공간이 필요한 이유와 근거가 쓰여있다. Wow! 마스다는 만들기 전에 이미 자신이 만들고자 하는 것에 대해 완벽하게 정리한 것이다. 무려 책으로 쓸 수 있을 만큼! 그가 말하는 공간이 흥미를 자극하고, 그 근거가 탄탄해서 당장 일본에 가고 싶어졌다. 그래, 제안은 이렇게 하는 거구나.
그는 무릇 기획자란, 자신의 머릿속을 깔끔하게 정리 정돈할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생각 중 필요 없는 것을 정리하고, 그중 필요한 것을 언제든 볼 수 있도록 정돈하는 것. 그는 그렇게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여 책으로 냈다. 최근 기획자 5명과 서비스를 만들고 있는데, 회의 시간이 7시간이었던 적이 있었다. 분명 처음 계획은 2시간이었는데, 어쩌다 그렇게 길어졌을까? 나는 우리 생각이 정리 정돈되지 않았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정돈되지 않은 생각은 다른 이를 설득시킬 수 없었고, 쏟아지는 생각은 많았지만 결론은 없었다. 정리가 필요했던 순간이었다. 뭐 이때뿐이겠는가. 우리네 삶에서 정리는 매력적인 태도다. '생각의 정리'. 짜장 짬뽕 중 무얼 먹을지 고민할 때도, 친구에게 좋은 제품을 추천할 때도 정리가 필요하다. 나의 기호가 정리되고 생각이 정리되어 있다면, 사소한 선택의 순간부터 누군가에게 제안을 할 때, 막힘없이 이야기할 수 있을 테니까. 그리고 친구는 내가 추천한 제품을 바로 사러 갈지도 모른다.
마스다는 이렇듯, 자신이 만들 공간에 대해 소개하며 기획의 핵심을 알려준다.
이러니 기획의 교과서라 불릴만하지 않은가?
기획자에게, 기획자인 세상의 모든 이들에게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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